작년에 어렵사리 심리상담 지원을 위한 예산을 마련했다. 발달장애인 가족(부모, 형제, 자매)과 발달장애인 돌봄시설 종사자들의 심리적인 소진은 익히 알려진 사실. 메타버스 상담 플랫폼을 운영하는 야타브엔터와 협업하여 줌과 메타버스 상담 옵션을 두고 무료 상담을 지원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상담을 응한 분들은 만족하셨으나 상담 신청자가 기대보다 적었다. 현장에 가서 설명회를 하거나 담담자 분들을 만날 때마다 상담이 얼마나 좋고, 필요한지를 설명했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자체 사업 특성상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와야하는데, 지원자가 부족하다는 건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어떻게 상담 신청을 유도할까 고민하던 와중에 발달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에게 중요한 피드백을 들었다. 상담 대신에 마사지를 무료로 받게 해준다면 신청자가 많을 거라고 웃으며 말씀하셨다. 하루 하루가 전쟁같을 그분들의 삶을 떠올려 보면 너무나 타당했다.
마사지와 상담. 둘 다 나를 위해서 시간을 쓴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마사지는 평소에 느끼던 고통을 즉각적으로 해소해준다. 상담은 낯설기도 하고 가시화된 성과가 빠르게 도출되기 어렵다. 마사지는 1차원적이고 상담은 심원하다고 구분짓기만 할 게 아니라, 마사지와 상담을 연계하는 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상담사 중에도 아웃리치를 나가거나 새로운 매체활용을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 그럼에도 상담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인식이 '더욱' 필요한 것 같다. 이러한 견지에서 시중의 심리검사는 내담자 친화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MMPI의 각 지표 명은 지금 시대에 부적절하며, 정신질환을 예측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기에 고위험군이 아닌 내담자에게는 추가적인 결과 해석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라이트하다고 하는 TCI도 마찬가지. 성격과 기질 항목, 소척도(Ex. '인내심', '절제', '쉽게 지침' 등)를 내담자가 일상어 개념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러니 결과지를 내담자에게 그대로 주는 게 옮으니 그르니 논쟁이 생긴다. 애초에 누가 보더라도 오해할 일 없는 검사 결과지라면 어떨까?
당신의포레스트에서 만든 포레스트(4REST) 검사는 이러한 고민을 많은 부분 해결해준다. 내담자, 상담사 모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결과지 해석에 있어서 오해의 소지도 적다. 자기보고식 검사의 단점을 보완할 타당도 평가 항목도 포함되어 있고. 특히 초심 상담사 입장에서 내담자 사례 개념화를 위해서 파악해야 할 정보들이 빠짐없이 포함되어 있다. 세세하게 짚기 보다는 상담사 입장에서 해당 검사의 특장점을 세 가지만 소개해본다.
1. 보호요인과 위험요인 제시
내담자가 자발적으로 왔든, 비자발적으로 왔든 간에 호소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고, 이 호소문제를 풍부하게 이해해야만 사례개념화가 가능하다. 직장 생활을 한 가닥이 상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때가 많은데, 사례 개념화는 과업 구조화와 매우 유사하다. 과업 구조화에서 중요한 것은 누락없이 주요 요소들을 포함 시키는 일이다(MECE;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내담자의 호소문제와 관련해서 이를 악화시키는 위험요인과 완화시키는 보호요인은 누락없이 파악해야할 요소에 포함된다. 포레스트 검사는 이 두 요소를 다양한 항목을 통해서 측정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상담 시에 호소문제의 현황이나 역사를 파악하기에 용이하다. 특히, 보호요인 항목에서 개인의 대처 전략도 확인할 수 있는데 '우리 상담사는 왜 항상 공감만 해주지?'라는 내담자 불만을 방지할 수 있다.
2. 강점에 대한 폭넓은 접근
“사랑하고 일하라, 일하고 사랑하라, 그것이 삶의 전부다.” 프로이트의 말이라고 하는데, 인생에서 일과 사랑의 중요성을 짚은 걸로 이해한다. 사랑이든 일이든 성공 경험이 있어야 그 안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나 스스로의 삶을 돌아봤을 때에도 확신을 가지는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포레스트 검사에서는 내담자의 강점을 풍부하게 탐색해볼 수 있다. 높음 수준의 강점이 아예 없다고 하더라도 상위 강점 세 가지를 중심으로 내담자와의 대화를 풀어나갈 수 있다. 이는 위험 요인, 보호 요인 탐색과 더불어 상담 전략을 구상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다. 비자발적 내담자에게는 해당하기 어렵겠지만, 자발적 내담자는 어떻게든 지금과는 다르게 살고 싶어서 상담을 신청했을 것이다. 다르게 살기 위해서 자기 안에 어떤 힘이 있는지를 검사 결과로 마주하게 돕는다. 이런게 전문성이 내담자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3. 친절한 상담사 메뉴얼
초심 상담사 입장에서 막막한 건,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가 이다. 심리학 이론에 대해서는 이제 전공생이 아니라도 많은 이들이 이해 하고 있다. 센터 운영하는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ChatGPT 보다 훌륭한 상담사의 역할을 요구한다고 한다;; AI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건, 내담자 관점을 토대로 질문하는 능력이다. 포레스트검사에서는 상담사를 위한 별도의 코칭 메뉴얼을 제공해주며, 그에 맞는 탐색과 질문 포인트를 함께 제시하고 있다. 특히, 위기 행동 시에 빠짐없이 체크해야 하는 내용들은 내담자가 상담사에게 전문성을 느끼고 신뢰감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저 '안되셨네요, 슬픈 일이네요'에 머물지 않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출발점이 되줄 질문들이다.
이 외에도 고위험군 내담자 선별이 가능하다는 점, 검사자를 위한 셀프 보고서도 제공한다는 점 등의 강점이 있다. 참고로 기본 결과지에도 각 항목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암호같은 결과로만 이야기하는 심리검사가 아닌 것이다. 끝으로, 이 글을 쓰면서 '상담 경험이 일천한 입장에서 이런 리뷰를 써도 되는가' 하는 망설임이 있었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이유는, 포레스트검사를 접하면서 나도 상담을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상담 수련의 길로 들어선 사람이 한발짝 발을 뗄 수 있도록 돕는 심리검사. 포레스트 검사를 모두를 위한 심리검사라고 말하고 싶다.